공무원시험 준비하는 방법, 초보자가 처음 3개월에 잡아야 할 것들

처음 시작할 때 가장 많이 흔들리는 부분
얼마 전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지인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책은 이미 여러 권 샀지만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몰라 며칠째 목차만 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처음에는 누구나 비슷합니다. 국어, 영어, 한국사, 행정법, 행정학처럼 과목 이름만 봐도 할 일이 많아 보이고, 합격수기를 읽으면 하루 10시간 공부했다는 말이 계속 나오니까 괜히 조급해집니다.
그런데 공무원시험은 시작부터 완벽한 계획을 세우는 시험이라기보다, 매일 반복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시험에 가깝습니다. 특히 초보자라면 첫 3개월 동안 실력을 폭발적으로 올리겠다는 생각보다 공부 리듬, 기본서 회독, 기출 접근법을 잡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이 시기에 방향이 틀어지면 나중에 공부량을 많이 늘려도 효율이 잘 안 납니다.
보통 처음 한 달은 과목별 기본 개념을 넓게 보는 시기입니다. 모든 내용을 외우려고 달려들기보다, 어떤 단원이 자주 나오고 어떤 유형으로 묻는지 감을 잡는 게 먼저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사는 연표를 통째로 외우기 전에 시대 흐름을 잡아야 하고, 행정법은 조문 암기보다 처분, 행정행위, 취소와 철회 같은 기본 개념의 차이를 이해해야 뒤에서 덜 막힙니다.
공부 계획은 시간보다 과목 배분이 먼저
공무원시험 공부를 시작하면 하루 몇 시간 해야 하는지부터 묻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공부 시간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8시간을 앉아 있어도 영어 단어만 보다가 하루가 끝나면 전체 점수는 잘 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시간표보다 과목 배분표를 먼저 만드는 편이 낫습니다.
예를 들어 평일 기준으로 하루 6시간을 공부할 수 있다면, 영어 1시간 30분, 국어 1시간, 한국사 1시간, 전공과목 2시간 30분처럼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약한 과목을 아예 피하지 않는 겁니다. 많은 수험생이 자신 있는 과목은 오래 보고, 어려운 과목은 뒤로 미룹니다. 근데 시험 점수는 대개 미룬 과목에서 발목을 잡습니다.
- 영어: 단어와 문법은 매일 짧게라도 반복
- 국어: 문법과 독해를 나눠서 학습
- 한국사: 흐름 학습 후 기출 선지로 암기 보완
- 전공과목: 기본 개념과 기출을 빠르게 연결
초보자에게 추천할 만한 방식은 주 6일 공부하고 하루는 밀린 부분을 보충하는 구조입니다. 완전히 쉬는 날도 필요하지만, 초반에는 공부 습관이 아직 약하기 때문에 하루를 통째로 비우면 다음 날 다시 앉는 데 힘이 듭니다. 대신 보충일에는 강의를 몰아 듣기보다 틀린 문제, 밀린 단어, 헷갈린 개념을 가볍게 회수하는 정도가 좋습니다.
기본서와 기출문제, 어느 쪽을 먼저 봐야 할까
공무원시험 준비에서 가장 흔한 고민이 기본서를 먼저 끝낼지, 기출문제를 바로 풀지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둘 중 하나만 고르는 방식은 비효율적입니다. 기본서를 1회독 끝낸 뒤 기출을 보겠다고 하면, 앞에서 공부한 내용이 이미 많이 흐려져 있습니다. 반대로 개념 없이 기출만 풀면 왜 틀렸는지 몰라 해설을 읽어도 남는 게 적습니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단원별로 기본 개념을 보고 바로 기출을 붙이는 겁니다. 예를 들어 행정법에서 행정행위 단원을 공부했다면, 그날 또는 다음 날 행정행위 기출을 풀어야 합니다. 처음에는 많이 틀리는 게 정상입니다. 이때 점수에 의미를 두기보다 출제 문장을 익히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기출문제를 볼 때는 답만 체크하고 넘어가면 아깝습니다. 선지 하나하나가 작은 개념 카드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맞은 문제라도 헷갈린 선지가 있으면 표시해두고, 2회독 때 다시 보는 식입니다. 실제로 많은 수험생이 1회독에서는 문제를 푸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3회독쯤 가면 자주 나오는 표현이 눈에 들어옵니다.
회독할 때 표시를 줄이는 방식
처음 공부할 때 책에 형광펜을 너무 많이 칠하면 나중에 다시 볼 때 전부 중요해 보입니다. 그래서 표시에는 기준이 필요합니다. 1회독 때는 모르는 부분에 연필 표시를 하고, 2회독 때도 모르면 형광펜을 쓰는 식으로 단계를 나누면 좋습니다. 3회독 이후에도 틀리는 내용은 오답노트나 작은 메모장에 따로 모아 시험 직전용 자료로 만들 수 있습니다.
초보자가 자주 하는 실수
공무원시험 초반에는 의욕이 높아서 강의를 여러 개 결제하거나 책을 과목별로 두세 권씩 사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료가 많아질수록 공부가 잘되는 게 아니라 선택지가 많아져서 오히려 흔들립니다. 한 강사의 기본서와 기출문제집을 정했다면 최소 2개월은 그 흐름을 따라가 보는 편이 낫습니다.
또 하나는 계획을 너무 촘촘하게 짜는 실수입니다.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영어 문법, 10시부터 11시까지 단어, 11시부터 12시까지 한국사처럼 빽빽하게 적으면 보기에는 근사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한 단원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피곤한 날도 생깁니다. 계획은 하루 단위보다 주간 단위로 잡는 게 덜 무너집니다.
- 강의 수를 늘리기보다 복습 시간을 확보하기
- 새 책을 사기보다 기존 책 회독 수 늘리기
- 점수보다 틀린 이유를 기록하기
- 하루 실패를 한 주 전체 실패로 키우지 않기
생활 관리도 생각보다 큽니다. 공무원시험은 단기간 벼락치기로 끝내기 어렵기 때문에 수면 시간이 계속 무너지면 집중력이 먼저 떨어집니다. 특히 영어 독해나 법 과목 지문은 피곤할수록 읽는 속도가 확 느려집니다. 하루 30분을 더 공부하려고 잠을 줄였는데 다음 날 3시간을 멍하게 보낸다면 손해가 더 큽니다.
처음 3개월을 이렇게 굴려보면 좋다
첫 1개월은 전체 과목의 지도를 그리는 기간으로 잡으면 좋습니다. 기본강의를 듣는다면 완강 자체에 매달리기보다, 단원별 핵심 개념과 기출 유형을 같이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하루 공부가 끝나면 오늘 배운 내용을 5줄 정도로 적어보는 것도 꽤 효과가 있습니다. 길게 쓰지 않아도 됩니다. 내가 뭘 배웠는지 말로 꺼낼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2개월 차에는 기출 비중을 조금씩 올립니다. 이때부터는 틀린 문제를 무서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초반에 많이 틀려야 빈틈이 빨리 보입니다. 다만 같은 유형을 계속 틀린다면 그냥 해설만 읽고 넘어가지 말고 기본서 해당 부분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기출은 실력 확인 도구이면서 동시에 공부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입니다.
3개월 차에는 과목별로 약점을 분류해보면 좋습니다. 영어는 단어 부족인지 문법인지 독해 속도인지 나눠보고, 한국사는 특정 시대가 약한지 사료 문제가 약한지 구분합니다. 행정법이나 행정학도 단원별 정답률을 대략 적어두면 이후 계획이 훨씬 선명해집니다. 이 작업을 해두면 막연히 불안해서 공부하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공무원시험은 재능보다 관리의 비중이 큰 시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빠르게 이해하는 사람도 있고 암기가 좋은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책상에 앉는 날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쌓는지, 틀린 문제를 얼마나 덜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지, 같은 자료를 몇 번이나 제대로 다시 보는지가 점수를 만듭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시작하려고 애쓰기보다, 3개월 뒤에도 계속 굴러가는 공부 방식을 만드는 쪽이 더 현실적입니다.
